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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주임 신부 인사글

   2024년 우리 본당은

                “따뜻하고 웃음이 넘치는 공동체”

“따뜻하고 웃음이 넘치는 공동체”

 

지난 2024년 1월 18일부로 오치동 본당 주임으로 부임한 민경철 신부입니다. 하느님의 섭리 안에서 오치동 본당 공동체를 만나게 되었고, 이에 하느님의 발치에서 감사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이 지면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며, 아울러 오치동 본당 공동체에 사랑과 기쁨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동안 표현하던 제 글의 중심에는 “하늘나라”가 조심스럽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늘나라를 꿈꾸고, 하늘나라를 손에 잡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제 안에서도, 만나는 이들 안에서도 하늘나라의 외침을 듣고자 주의를 집중하려 합니다. 모든 시공간에서 하늘나라의 숨소리를 발견하고자 성찰하는 가운데 내적 움직임을 들여다봅니다. 이를 기억하려 메모를 하고, 묵상하면서 말씀과 곡으로 표현하려 부단히 애를 씁니다.

하늘나라는 가까이 있기도 했고, 때론 저 먼발치에서 무심하듯, 애원하듯 저를 바라보고 있기도 했습니다. 가까이 있던 하늘나라의 삶은 복음적인 움직임 가운데 있을 때였습니다. 그땐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고, 감성과 의식에서는 영원을 열망했습니다. 반대로 그렇지 못할 때는 내 세계에 갇혀 인간적인 한계와 흠결에서 몸부림치며 앞을 보지 못했습니다. 부지불식간에 하늘나라를 구석으로 밀어 넣는 어리석음이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오늘, 지난 시간들을 떠올리며 새로운 마음을 가져보려 합니다. 기쁨과 희망으로 가득하던 하늘나라의 메모를 다시 꺼내 빵과 포도주를 거양하듯 들어 높여 봉헌하고 싶습니다. 이 하늘나라를 오치동 교우들과 함께 새로운 노래로 부르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의 삶의 자리는 “따뜻하고 웃음이 넘치는 공동체”를 지향하며 살아가는 그릇이기를 바랍니다. 온유와 겸손, 위로와 어여삐 여김이 있고, 흡족함이 있으며, 기뻐하고 뛰노는 공동체를 기대합니다. 때로는 수줍게 눈을 맞추고, 때로는 격렬하게 손을 맞잡으며, 편안하고도 거친 숨을 함께 쉬는 자리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이러한 마음을 바탕으로 광주대교구장님의 사목교서의 내용을 성실히 살아내고자 합니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 연대와 나눔을 실천하며,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안겨주고, 공동의 집인 지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하느님 백성의 대화가 꼴을 갖추고, 가난과 복음이 우리 삶에 녹아들도록’ 본당 안에서 하나씩 실현해 가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저를 하늘나라로 초대해 주시고, 저도 그 자리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서로 환하게 러브콜을 건넵시다. 이 음성에 귀를 기울입시다. 이 마음으로 하늘나라를 향한 항해를 시작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물 위를 뛰고 싶습니다. ‘보다 더 멀리, 보다 더 푸르게’ 달리고 싶습니다. 뱃고동 나팔이 용약하며 부르짖고, 뜨겁게 두드리는 북소리가 둥둥 들립니다.

 

                                          2024.  2.  6

천주교 광주대교구 오치동성당

주임신부 민경철 안토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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