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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치동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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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 안에서 자유와 희망을…

지난 한 해 “따뜻하고 웃음이 넘치는 공동체”라는 사목표어에 따라 위로와 어여삐 여김, 흡족함, 기뻐하고 뛰노는 공동체를 지향하며 충실히 살아온 오치동 본당 공동체에 사랑과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요즈음 저는 “나는 진리를 증언하려고 태어났으며, 진리를 증언하려고 세상에 왔다. 진리에 속한 사람은 누구나 내 목소리를 듣는다.”(요한 18,37)라는 말씀을 묵상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서 펼치셔야 할 사명이 진리에 대한 증언이었고, 진리 안에 머무르도록 우리를 부르셨다는 사실이 마음 깊이 다가옵니다.

예수님께서 말한 진리는 일시적이거나 상대적인, 상황과 이해관계에 따라 달라지는 이기적인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 진리는 영원하고 절대적이며 변함없는 가치로서 하느님이신 당신을 가리키는 말이었습니다. 즉 예수님의 말씀은, 우리가 참된 목소리를 알아듣고 영원의 영역에 속할 수 있도록 이 땅에 오셨다는 뜻입니다. 동시에 이 세상에서 살고 있는 우리이지만, 본질적으로 ‘빛의 영역’에 속해 있음을 깨닫도록 외치는 메시지입니다.

이 절대적 가치인 진리는 우리를 자유롭게 합니다(요한 8,32 참조). 불안과 두려움에서, 앎과 행위의 모호함에서, 무질서와 허상에서, 무엇보다도 죄의 사슬에서 벗어나게 합니다. 살아가는 세상이 요동치고 어지러울지언정 동요 없이 잔잔한 평화의 영혼을 갖추게 합니다. 움츠러들거나 망설이지 않고, 어느 자리에서든 힘찬 날갯짓을 하는 ‘새 하늘과 새 땅의 새’가 되게 합니다. 이것이 진리가 가진 힘입니다.

이 진리는 또한 우리를 희망으로 초대합니다.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로마 5,5)라는 희년의 주제 말씀, “여러분의 희망이 성령의 힘으로 넘치기를 바랍니다”(로마 15,13)라는 교구장 사목 서한의 말씀과 본질적으로 연결됩니다. 진리 안에서 자유를 체험한 이들은 완성될 마지막을 향하여 끊임없이 나아갑니다. 이미 ‘빛과 영원의 세계’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시선은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그 길이 열릴 것이라는 강렬한 희망을 품게 합니다. 이 때문에 좌절하거나 절망하지 않습니다. 그 어떤 것도 장애로 여기지 않습니다. 설령 고통과 시련처럼 넘을 수 없을 것만 같은 장벽에 부딪힐지라도 한 걸음씩 헤쳐가 결국 술잔 넘치도록 풍요한 혼인 잔치를 이루어냅니다. 희망이란 이런 것입니다.

하느님의 섭리 안에서 진리를 만나고, 자유를 체험하며, 희망을 추구하는 한 해를 살고 싶습니다. 그 일환으로 본당의 ‘하느님 백성의 대화’를 제안하고 싶습니다. ‘하느님 백성의 대화’ 안에서 ‘시노달리타스’(함께 걸어가는 여정)를 구현하고자 합니다. 그 안에서 무엇이 옳은 길인지, 어떠한 방향이 우리를 ‘빛과 영원의 영역’으로 마음을 두게끔 하는지 함께 찾아가고자 합니다. 이는 ‘진리를 향한 항해’가 될 것이며, ‘진리 안에서 자유와 희망’을 체험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본당 40주년이 되는 올해 2025년, 위대한 날갯짓으로 활공하는 독수리처럼 그렇게 유려한 한 해를 보내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우리 오치동 본당 공동체가 ‘진리 안의 독수리’가 되기를 꿈꾸면 좋겠습니다. ‘독수리 같은 양 무리’를 꿈꾸면 좋겠습니다.

따뜻한 시선으로 미소 지으시는 아버지 하느님의 얼굴이 그려집니다. 애타게 부르시는 예수님의 휘파람 소리가 ‘휘휘’ 들립니다. 강하게 내리치는 성령의 북소리가 ‘둥둥’ 들립니다. 이에 힘입어 우리의 눈을 진리에 두고 싶습니다.

2025년 2월 5일

오치동성당 주임신부  민경철 안토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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